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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인 감염의 유행이 올해에 모든 사람들에게 크나 큰 영향을 미쳤고, 모두가 그로 인해 발생한 곤란에 대처해 나가고 있는 와중에도 세계 전역에서는 관중이 없는 채로 스포츠 경기가 다시 재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달부터 모든 출전자가 영상을 통해 출전한 FIA 그란 투리스모 챔피언십도 마찬가지였지요. 하지만 관중의 부재로 이전의 FIA GT 챔피언십 때와 같은 환호는 없을지라도 전과 마찬가지로 격렬하고 흥미진진한 레이스가 펼쳐졌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2020년도에는 대회의 형식에 약간의 개정이 있었습니다. 주요 지역으로 미국과 아시아-오세아니아,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3곳이 선정됐으며, 각 지역 별로는 랭킹 상위 12명, 그리고 추가 스테이지에서 출전권을 확보한 4명의 추가 플레이어를 더해 총 16명의 출전자가 선정됐습니다. 출전자들은 3번의 레이스에 걸쳐 서로 경쟁을 하며, 그렇게 해서 결정된 EMEA 지역의 상위 8명이 월드 파이널 출전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참고: 미국 지역에서는 상위 4명만이 출전권을 얻고,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작년의 우승으로 자동 출전권을 확보한 일본의 Takuma Miyazono를 제외한 상위 3명이 출전권을 얻게 됩니다.) 모든 레이스의 스타팅 그리드는 10분 간의 예선 라운드를 통해 결정되며, 각 레이스 별로 상위 10등까지는 포인트를 얻게 됩니다. 그럼, 이제 바로 레이스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레이스 1

2020 시리즈의 첫 레이스가 펼쳐진 무대는 바로 속도가 빠른 레이크 마조레 서킷이었으며, 플레이어들은 Gr.3 레이싱 머신을 몰고 총 7랩을 달려야 했습니다. 모든 차량은 하드 타이어를 장착하고 출발했습니다. (이번 레이스에서는 타이어 교체나 재급유가 없었지요.) Honda NSX를 탄 이탈리아의 Valerio Gallo(Williams_BRacer)가 폴을 차지했고, 랭킹 상위권인 프랑스의 Baptiste Beauvois(PRIMA_Tsu Tsu)가 McLaren 650S를 타고 2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Audi LMS를 모는 스페인인, Jose Serrano(PR1_JOSETE)가 3위 자리를, 그리고 Renault Sport R.S. 01을 선택한 네덜란드의 Rick Kevelham(HRG_RIK23)이 4위 자리를 차지했지요. 예선전에서 상위 15명의 드라이버가 서로의 기록에서 1초 내외로 들어오는 바람에 상당히 경쟁이 치열한 스타팅 그리드였습니다.

레이스는 롤링 스타트 형식으로 치러져 레이서들이 깔끔한 출발을 보였고, 다들 일렬로 늘어선 형태로 첫 코너를 진입했습니다. 이 때까지는 다들 타이어가 달아오르기를 기다리느라 딱히 공격적이거나 추월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랩의 끄트머리에서 자신의 타이어가 준비가 됐다는 걸 직감한 스페인의 Coque López는 이 날 처음으로 공격적인 움직임을 선보였지요. 그는 자신의 Peugeot RCZ를 Kevelham의 Renault 바깥쪽으로 몰고 나가며 추월을 시도했지만, 네덜란드인은 자신의 순위를 훌륭하게 지켜냈습니다. 하지만 López는 실패에 포기하지 않고 그 다음 랩의 첫 코너에서 Kevelham을 추월하며 4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압박감을 느껴서 페이스가 떨어진 것처럼 보이던 Kevelham의 자리를 이탈리아의 Giorgio Mangano(Williams_Gio)가 넘어섰습니다.

4위부터 6위까지의 선수들이 자기들끼리 접전을 펼치는 와중에 Gallo, Beauvois, Serrano로 이뤄진 선두의 차량 3대는 서서히 후위권과의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습니다. 레이스의 중반부로 들어섰을 때는 Gallo, Beauvois, Serrano, López, Kevelham의 순서로 달리고 있었지요. 그러다 5랩에서 Mangano의 Porsche 911 RSR이 Kevelham의 Renault를 제치며 5위로 올라서자 상황이 흥미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백 스트레이트에서 레이스카들이 245km/h에 도달하자 중위권에 있던 핀란드의 Marcus Kononen(maatu79), 헝가리의 Adam Tapai(TRL_ADAM18), 스웨덴의 Christian Malki(PR1_FIRE), 체코 공화국의 Nikita Moysov(ERM_Nick) 간의 접전이 벌어졌지요.

그리고 6랩이 되자 Moysov는 자신의 Ford GT를 Tapai가 모는 Citroën GT의 뒷 범퍼 뒤로 바짝 붙이는데 성공했지만, 헝가리인은 훌륭한 주행 실력으로 그 뒤늦은 돌진을 무마시키며 순위를 지켜냈습니다. 레이스 내내 Gallo와 Beauvois는 압도적인 우위를 만들어냈고, 각각 1위와 2위로 결승선까지 내달렸으며, 스페인의 Serrano와 López는 3위와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레이스 2

이전 레이스의 순위 결과에 따라 그리드 정렬이 결정되던 기존의 형식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또 다시 10분 간의 예선 세션을 거치게 되어 레이스 1에서 제대로 성적을 내지 못했던 사람들도 (시케인 없는) 몬차 서킷을 무대로 Gr.1 레이스 카를 몰고 10랩 동안 경합을 펼친 레이스 2에서 그리드 상단을 차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Peugeot 908을 몰고 이 날의 두 번째 폴 포지션을 차지한 Valerio Gallo(이탈리아)에게는 그런 변경점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요. 그의 뒤로는 스페인의 Jose Serrano, 그리고 그 뒤로는 프랑스의 Baptiste Beauvois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드 타이어를 장착한 레이스 카들이 일렬로 출발선에 접근할 때, Serrano의 Audi R18 Hybrid가 Gallo의 Peugeot를 제치며 그린 플래그가 떨어지자마자 선두로 치고 나갔습니다. 차량들이 310km/h에 달하는 속도로 달리던 백 스트레이트에서는 Jaguar XJR-9을 모는 스페인의 Coque López가 Nikita Moysov(체코 공화국)와 폴란드의 Marcin Świderek을 밀어내며 빠르게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2랩이 시작될 무렵에는 Serrano로부터 Gallo가 선두를 탈환하며 오늘 경계해야 할 드라이버는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모두에게 드러냈습니다. 3랩에서는 이탈리아의 Salvatore Maraglino가 거센 공세를 시작하며 11위부터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그 과정에서 그는 Świderek의 McLaren VGT를 추월했지만, 폴란드인이 쿠르바 그란데에서 이탈리아인을 재추월하며 자신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렸습니다.

4랩에서는 Beauvois가 Serrano를 제치며 2위를 차지하는 선두권 다툼이 벌어졌지만, 그 시점에서는 이미 자신의 Peugeot 레이싱 머신 운전에 완전히 몰입해 레이스의 선두를 달리던 Gallo와 2.0초 이상의 차이가 벌어진 상태였습니다. 그에 반해 Serrano는 Audi Hybrid에 그립력 문제가 생겼는지 헝가리 출신 Adam Tapai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순위가 떨어지고 말았지요. 20년 이상 출시 시기가 차이 나는 레이스 카인 4로터의 1991년식 Mazda 787B가 2012년식 Audi R18 Hybrid를 추월하는 장면은 정말 비현실적인 광경이었습니다. 오직 그란 투리스모의 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겠지요!

그 결과, 레이스의 중반부로 들어섰을 때는 Gallo, Beauvois, Tapai의 순서로 달리고 있었고, 그 뒤를 바로 직전에 Serrano를 제친 López가,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이탈리아인 2인조, Nissan R92를 모는 Giorgio Mangano와 Peugeot L750R Hybrid를 모는 Salvatore Maraglino(PR1_PIRATA666)가 달리고 있었습니다.

7랩과 8랩에서는 5위로 레이스를 시작해 11위까지 순위가 떨어진 Świderek을 제외하고는 별 다른 큰 사건 없이 모든 드라이버가 수월하게 자신의 리듬대로 주행을 이어나갔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2위인 Beauvois와 3.5초 이상 차이를 벌린 Gallo의 주행은 확실히 눈에 띌 정도의 활약이었습니다. 한편으로 Serrano는 자신과 같은 나라 출신인 드라이버를 밀어내며 4위로 올라섰지만, 그의 Audi는 결국 López의 Jaguar를 추월할 힘을 내지 못했습니다.

레이스는 Gallo가 그 날의 두 번째로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하며 끝났고, 그는 또 다시 12포인트를 확보하며 총 24포인트로 결승전 진출을 향한 우위를 확고히 했습니다. Beauvois도 또 다시 훌륭한 활약을 보여줬고, 그와 더불어 Tapai 및 López, Serrano가 상위 5인이 됐습니다.

그랜드 파이널

전설적인 스파 프랑코샹 서킷을 무대로 20랩에 걸쳐 경합을 펼친 결승전의 그리드가 결정되고, 플레이어들은 (가상으로나마) 놀라울 정도의 속도를 자랑하는 Red Bull X2019 Competition 머신에 몸을 실었습니다. 결승전에서는 3종류의 타이어(소프트, 미디엄, 하드)를 한 랩 이상씩 모두 사용해야 하므로 피트 스톱 전략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결승전에서는 포인트를 두 배로 얻으므로 포인트 선두를 달리던 Valerio Gallo(이탈리아)와 Baptiste Beauvois(프랑스)에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챔피언십의 향방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레이스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Gallo가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스타팅 그리드의 10위 자리를 차지하며 이 흥미진진한 날의 결과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역전을 일궈내며 폴을 차지한 Beauvois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게 됐고, 그 뒤로는 스페인의 Jose Serrano가 2위 자리를, 그리고 첫 두 번의 레이스에서 분투를 보여줬던 영국의 Adam Suswillo가 3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속도가 느린 미디엄 타이어를 장착한 Beauvois와 Suswillo에 비해 Serrano와 4위로 출발한 Rick Kevelham(네덜란드), 그리고 5위 자리의 스페인 출신 Coque López는 초반에 차이를 벌리겠다는 전략 하에 모두 소프트 타이어로 출발했습니다.

레이스가 시작되자마자 Serrano는 공세적으로 나서며 라디옹(3코너)에서 Beauvois를 추월했고, 그 동안 López는 Kevelham을 제치고 4위로, 그 다음에는 Suswillo를 제치며 3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1랩의 끝무렵에는 Gallo를 포함해 하드 타이어를 장착했던 드라이버들이 교체 조건을 달성하고 피트로 진입했습니다. Gallo는 피트를 빠져나올 때, 바로 앞 순위의 차량과 11초까지 차이가 벌어진 상태라 트랙이 확 트여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López는 침착하게 Beauvois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지요. 그리고 그 프랑스인의 Red Bull X2019는 레 꽁브(9코너)를 빠져나오다가 통제를 잃고는 벽을 들이받아 눈 깜짝할 사이에 8위인 Gallo의 바로 앞 순위인 7위까지 떨어지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아마 Gallo는 그 광경을 보고도 믿겨지지가 않았을 것 같네요. 하지만 그 이탈리아인은 1.0초의 페널티를 받은 상태였던지라 Beauvois는 그 이점을 살려 챔피언십 레이스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6랩에서는 López가 케멜 스트레이트에서 315km/h로 Serrano를 추월하며 선두를 탈환했습니다. 그리고는 피트로 들어가 다시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하며 자신의 동포에게 선두를 내어주고 말았지요. 날아다니는 네덜란드인이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Kevelham은 힘찬 돌진으로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Serrano를 제치고 레이스의 선두인 López의 바로 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Serrano는 그 뒤를 이어 7위부터 3위까지 치고 올라온 이탈리아인, Giorgio Mangano에게까지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레이스의 중반부에서는 López, Kevelham, Mangano, Serrano의 순서로 달리고 있었고, 그 뒤로는 Gallo가 7위, Beauvois는 한참 뒤인 11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2랩이 됐을 때 López는 차이를 5.0초까지 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López가 승리를 거두고 Gallo가 7위로 레이스를 끝내면 스페인인에게 챔피언십이 넘어가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아직 미디엄과 하드 타이어로 달려야 하는 랩이 남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López가 재급유와 타이어 교체를 시도할 때 또 소프트 타이어를 선택하자, 그가 특이하게도 4번의 피트 스톱 전략을 채용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다른 이들은 모두 3번의 피트 스톱 전략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라고 느꼈습니다.

14랩에서는 헝가리의 Patrik Blazán이 Serrano를 제치며 4위로 올라섰고, 그 와중에 López는 14초까지 차이를 벌리며 남은 두 번의 피트 스톱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차이를 벌리려 애를 썼습니다. 18랩에서 피트에 진입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 차이는 19초까지 벌어진 상태였고, 그 정도라면 단순히 계산해 봤을 때 간당간당하지만... 두 번의 추가적인 피트 스톱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였습니다. 한편으로 Beauvois는 여전히 싸울 의지를 잃지 않고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López는 피트에서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를 했고, 의무적인 하드 타이어 사용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 다음 랩에서도 피트에 들어갔다 Kevelham과 3위인 Blazán보다 앞선 상태로 레이스 트랙에 복귀하며 최종 랩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다 Blazán이 Kevelham을 추월하며 2위로 올라섰지만, 조짐은 명확했습니다. Coque López가 상상도 못했던 대담한 피트 스톱 전략을 구사하며 단순히 레이스에서 승리를 거둔 것만이 아니라, Gallo에게서 챔피언십 우승을 강탈해온 것입니다. 그는 합계 38포인트를 기록하며, 7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해 8포인트를 얻은 Gallo보다 앞서 나가게 됐습니다.

새롭게 EMEA의 챔피언으로 등극한 Coque López는 다음과 같은 소감을 남겼습니다. “정말 끝내주는 기분이네요. 이번 레이스에서 이겨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운이 따라 줬던 것 같습니다. Valerio(Gallo)가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승리를 거두게 돼서 정말 기쁘네요. 피트 스톱 전략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선두로 달리고 있는 동안 피트 스톱을 한 번 더 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 있다는 걸 깨달았고, 그래서 소프트 타이어를 좀 더 써먹을 수 있게 피트 스톱을 한 번 더 늘리기로 결정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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