α 시리즈의 해상력과 현실감이 지원하는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현실 세계 표현
PlayStation®4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이싱 시뮬레이터인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는 범세계적인 관점으로 전례 없는 수준의 현실감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그 현실감을 뒷받침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 Sony의 α 카메라는 주목할 가치가 충분한 기기입니다. 그 훌륭한 예제로는 게이머들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차량을 전세계의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배치해 독특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해주는 게임 모드인 ‘스케이프’를 꼽을 수 있지요. 그 모드에 쓰인 실제 장소를 촬영하기 위해 전세계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사진팀이 선택한 카메라가 바로 풀프레임 미러리스 방식의 Sony α 카메라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팀을 이끈 이들은 카메라로 숨이 멎을 듯한 장면을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자동차 사진작가인 키타바타케 치카라 씨와 그란 투리스모의 제작사인 Polyphony Digital Inc.의 칸자키 히로시 씨였습니다. ‘α 유니버스 편집팀’은 그란 투리스모의 전세계적인 사용자층이 스케이프 모드에 어떤 방식으로 몰입하게 만들었고, 어째서 풀프레임 미러리스 방식의 α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주제로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덤으로 촬영 과정의 뒷이야기도 몇 가지 들을 수 있었지요.
Polyphony Digital Inc. / 칸자키 히로시 (좌측)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 스케이프 제작팀.
자동차 사진작가 / 키타바타케 치카라 (우측)
1957년 생, 1983년부터 1990년까지 WEC, WRC, F1을 담당하는 자동차 사진작가로 활동. 1991년부터 주로 자동차 카탈로그 작업에 관여했으며 일본 자동차 제조사 다수의 카탈로그 제작. 2016년부터는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 스케이프 팀의 일원이 되어 전세계를 돌며 촬영을 진행했음.
‘스케이프’ 모드는 개발이 시작됐을 때부터 자동차 애호가의 기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다. 그 덕에 이제는 전세계의 레이싱 게임 사용자들이 제작한 특별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됐지요.
α 유니버스 편집팀: 우선은 그란 투리스모에 어떻게 ‘스케이프’ 모드가 포함되게 된 건지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칸자키: 대다수의 ‘그란 투리스모’(이하 GT) 팬들은 자동차 애호가들이니 자신들이 좋아하는 차의 멋진 사진을 촬영하고 싶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그래서 저희는 그런 수요를 충족시키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스케이프’를 포함하게 됐습니다.
스케이프는 여러분들이 사실적으로 재구성된 차량의 3D 모델을 광학 및 공간 정보가 포함된 현실 세계의 장소를 촬영한 사진 속에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게 해주는 모드입니다. 이 현실 장소의 사진에는 몽생미셸, 그랜드 캐니언, 교토처럼 상징적인 장소 등을 포함한 전세계를 아우르는 지방의 멋진 풍경들이 담겨 있지요. 그 덕에 지금까지도 전세계적으로 그 멋진 풍경들 속에 자동차를 배치해 멋지고 매혹적인 자동차 사진을 창작하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스케이프는 자신이 좋아하는 자동차를 정확한 타이밍으로 촬영할 수 있어 현실의 서킷에서는 극도로 촬영하기 까다로운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자동차 애호가들은 자동차의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한다’라는 간단한 명제로 이 모드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스케이프에서는 실제 장소를 무대로 촬영의 타이밍을 가상으로 구현하니 사용자가 장면의 구성과 노출도, 초점 위치 등과 같은 카메라 설정을 임의로 자기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실제 장소에서 현실적으로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자동차 사진을 촬영하는 것에 더해, 자동차가 배경을 뚫고 나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장면을 패닝할 수도 있지요. 현실에서 실제로 그런 일을 하려면 훌륭한 장비와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겠지만, 스케이프에서는 꽤나 손쉽게 사진을 촬영한 다음,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올 때까지 다시 촬영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사용자 다수가 스케이프로 정말 인상적인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키타바케: 맞습니다. 그 중 많은 사진은 저보다 더 잘 찍은 것 같더라고요! 스케이프에서는 카메라가 자동차의 움직임과 동기화되어 있어서 현실에서 실제로 패닝 샷을 촬영할 때보다 더 나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제가 스케이프를 처음 만져봤을 때 가장 놀랐던 점은 제작팀이 표현하고자 했던 표현력의 수준이었습니다.
현실에서 실제로 패닝 샷을 촬영하려면 자동차를 따라서 카메라를 움직여야 해서 완벽하게 장면을 동기화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요.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동기화율은 90-95%가 한계인 겁니다. 그래서 그 사소한 5-10% 정도의 ‘흐릿함’마저 표현한 건 정말 획기적이었어요. 완벽하게 동기화가 되어버리면 그건 부자연스럽고 뭔가 인공적인 느낌이 들기 마련이지요. 제작팀이 추구한 그 약간의 ‘흐릿함’이 현실감을 높이는 데 정말 어마어마한 기여를 한 겁니다.
칸자키: 주 목표가 ‘현실감’이다보니 저희는 항상 인간의 눈이 보는 장면과 최대한 근접한 이미지를 표현하려 했습니다. 완전한 동기화 대신에 90-95%의 동기화율을 선택한 건 팀 내에서도 마지막까지 열띤 토론이 오갔던 사안이었지요. 단순히 한 사람의 주관적인 의견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팀 내의 의견 교환과 다양한 표현법을 분석한 끝에 결정된 사안이었습니다.
키타바케: 게다가 흐릿함의 폭도 조절할 수 있지 않던가요? 스케이프에서 사진을 촬영한 다음에 흐릿함이 너무 지나친 것 같아서 슬라이더의 비율을 조절한 적도 꽤 많았어요. 그런 것까지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더라고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는 줄도 모르고 사소한 것들을 조절하는 데 정신이 팔린 적도 꽤 많았지요!
칸자키: 그런 것들의 기본값은 자연스러운 표현을 중시해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자는 원하는 대로 그런 사소한 사항들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지요.
α 유니버스 편집팀: CG 대신에 실제 사진을 배경으로 사용한 이유는 뭐였나요?
칸자키: ‘GT 스포트’의 전작인 ‘GT6’에는 스케이프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는 ‘사진 여행(Photo Travel)’이라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장소가 5곳 밖에 없었고, 배경은 전부 CG였던지라 도로부터 건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사소한 것 하나까지 전부 만들어야 했지요. 솔직히 그건 비용과 시간적인 면에서 부담이 너무 컸습니다. 그래서 스케이프에서는 실제 사진을 써보기로 결정했지요.
그 결과로 저희는 훨씬 더 다양한 장소를 포함시킬 수 있게 됐고, GT 스포트에는 사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1400곳에 달하는 스케이프 장소가 포함됐습니다. 저희는 60,000,000장의 사진을 촬영했고, 사용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차의 색상을 변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데칼도 적용할 수 있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게 됐습니다. 덤으로 자신이 촬영한 ‘스케이프 사진’을 수백만 명의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유형의 사진 커뮤니티도 만들어 진 것 같습니다.
키타바케: 처음에는 사용자들이 싫어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었잖아요?
칸자키: 그렇습니다. 사용자들이 실제 사진을 좋아할지, 싫어할지를 확실히 알 수가 없었지요. ‘현실의 가시화’를 목표로 삼기는 했지만, ‘그래봐야 평범한 합성 이미지에 불과하지 않느냐’라는 말을 듣지는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실제로 사용해 본 이후의 반응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긍정적이어서 꽤나 감동적이었어요.
키타바케: 네, 저도 촬영하는 과정에서 칸자키 씨와 비슷하게 불확실함을 느끼기는 했습니다. 전 초창기부터 GT 시리즈의 팬이었고, 게임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사용자들이 게임에서 사진을 찍는 일에 실제로 즐거움을 느끼기는 할까하는 걱정을 했습니다. 이 역할을 맡았을 때는 이런 생각까지 했었어요. “혹시 커뮤니티에서 거부 반응을 보이면 어떻게 하지?” 근데 GT 스포트가 출시되고 스케이프 모드가 큰 인기를 끌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정말 의욕이 샘솟더군요. 그래서 좀 더 나은 타이밍으로 더 다양한 장소를 촬영하게 됐습니다.
사진 속에 이미 자동차가 포함되어 있고, 어떻게 장면을 구성해야 사용자들이 좀 더 편하게 편집할 수 있을지를 염두에 두고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α 유니버스 편집팀: 스케이프 장소의 선정은 어떤 기준으로 이뤄졌나요?
칸자키: 키타바타케 씨가 오랜 기간 동안 자동차 잡지의 광고와 카탈로그 사진 촬영에 종사한 덕에 멋진 자동차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장소를 많이 알고 있으셔서 여러 번 조언을 구했습니다. 스케이프 사진의 전제 조건은 그 장면의 중심에 자동차를 배치해도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점이었지요. 세계 최고의 절경이라고 해도 그곳에 자동차가 실제로 들어갈 수 있을지를 확실히 알 수는 없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실제로 해당 장소를 방문해 보기 전까지는 그곳에 충분한 공간이 있는지를 알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전 항상 키타바타케 씨에게 그 지역을 아는 지를 먼저 여쭤봤습니다.
키타바케: 자동차를 놓을 수 있는 곳을 찾는 일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아름답고 유명한 장소이기는 한데, 자동차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곳이 많았지요. 제작팀에게 자동차를 추가할 수 있는 작은 선반을 CG로 추가해 달라는 농담을 한 적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항상 ‘그건 안 됩니다’라면서 현실을 기반으로 한 ‘자연스러운’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 뭐라고 할 말이 없더군요!
α 유니버스 편집팀: 장소 선정은 키타바타케 씨가 담당하신 것 같은데, 그럼 제작과 관련해서 받았던 지시 같은 것도 있었나요?
칸자키: GT의 시리즈 프로듀서인 야마우치 카즈노리 씨는 제게 마음에 드는 장소를 골라서, 마음에 드는 시간대에 마음에 드는 사진을 촬영하라고 하셨어요. 처음에는 농담을 하시는 줄 알았는데 다시 한 번 여쭤보니 키타바타케 씨가 자동차 사진을 찍기 좋아하는 곳으로 가서 사진을 촬영해 보라고 조언해 주시더군요. 처음에는 그런 식으로 시작했습니다.
특정 장소를 정해 주신게 아니라 처음에는 제가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갔지요. 그곳이 바로 미국, 애리조나 주의 ‘더 웨이브’였습니다.(하단) 무슨 까닭인지 전 단층이 정말 보고 싶었고, 첫 촬영지는 촬영의 기준점이 될 장엄한 풍경이 좋을 것 같아서 그곳을 골랐습니다.
키타바케: 자연 환경의 보호를 위해 하루에 딱 20명의 방문객만 받는 곳이라 입장하려면 추첨에 당첨되어야 했습니다. 저희는 매일 아침마다 열리는 즉석 추첨에 참여했는데 운이 좋지는 못했어요. 6일 동안 매일 시도했는데도 당첨이 안 돼서 떠나야 하는 날이 됐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던 상황이라 전 실제로 당첨이 되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궁리했습니다. 그리고는 즉석 추첨에서 만난 여성 분께 혹시 일이 잘 풀리면 저희가 곧장 갈 수 있게 대신 답사를 해주실 수는 없을지 부탁을 드렸습니다. 사실 그 분의 남편 분이 GT의 팬이었던지라 친절하게도 대신 답사를 해주겠다고 하셨지요. 그런데 운 좋게도 그 분이 담청되셨어요!
전 이후에 찍을 사진의 품질이 처음에 찍는 사진에 달렸다는 걸 알아서 처음부터 높은 수준의 사진을 건지려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처음에 찍을 사진이 완벽해야 해서 전 살짝 불안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자동차가 놓일 자리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해서 떠나기 전에 그곳의 사진을 보고 오기는 했지만, 실제로 자동차의 크기와 배경이 조화를 이루는지 점검을 해봐야 했습니다. 그러다 그곳에 도착해보니 왠지 예상보다 장소가 좀 좁아 보이더군요. 그곳으로 가기 전에 전 촬영하려는 사진에 대해 심사숙고를 했고, 얼른 일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단층 구멍의 곡선이 실제로 보이는 곳은 얼마 안 돼서 까다로웠습니다. 그 때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아쉬웠는데 언제고 그곳에 다시 가서 더 나은 사진을 촬영해 보고 싶네요!
α 유니버스 편집팀: 그 모든 장소를 다 다녀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렸겠네요?
칸자키: GT 스포트는 2017년 가을에 출시됐고, 저희는 2015년부터 촬영을 시작했으니 대략 2년 동안 1,400장의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으니 키타바타케 씨는 이 프로젝트에 이제 5년 넘게 참여한 셈이네요.
키타바케: 당시 전 1년에 사진 촬영을 10회 정도 진행했고, 한 번 촬영을 갈 때마다 한 2주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아직 게임에 포함되지 않은 장소를 포함해 60개국이 넘는 국가를 방문했네요. 한 나라마다 대략 2주 정도의 기간을 소요했는데, 한 번은 지도의 축척을 잘못 보는 바람에 사진 촬영을 진행하면서 하루에 1200km를 운전한 적도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의 카탈로그를 촬영할 때는 최적의 조명 조건이 맞춰질 때까지 보통 한 장소에서 3일 이상을 머물렀지만, 스케이프를 촬영할 때는 다양성을 중시해서 그렇게까지 머무르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 제작팀과 논의를 할 때, 날씨와 무관하게 일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자고 결정을 내렸지요. 제작팀 중 한 명의 그란 투리스모는 ‘여행’이란 뜻이니 그런 식으로 촬영을 진행해도 괜찮지 않을까요?라는 의견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전 비가 내리건 어쨌건 간에 일정에 맞춰 작업하는 것에 중점을 뒀습니다. 최대한 조명 조건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대인 아침이나 저녁에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하는 걸 우선한 거였지요. 기대했던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던 적도 많았지만, 그런 악조건들도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표현의 다양성에 기여했다는 말을 듣고는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GT 스포트가 출시됐을 당시, 우연히 제가 맡았던 일도 끝나게 돼서 Polyphony는 제게 다른 장소도 촬영해 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그 때부터는 사진 촬영 과정에 대한 접근법을 달리했고, 이제는 정말로 상징적인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한 장소에서 3일 이상을 머무는 일도 생겼습니다.
α 유니버스 편집팀: 스케이프를 위한 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따로 염두에 뒀던 점이 있나요?
키타바케: 최종적으로는 풍경 사진이 아니라 자동차 사진이 될 거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했습니다. 그래서 전 장면 속에 이미 자동차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며 자동차가 잘 녹아들 수 있는 장면을 구상해야 했지요. 또한 사용자가 구성을 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프레이밍을 살짝 헐겁고 넓게 잡아야 했습니다. 전문 사진작가의 입장에서 이런 식의 초점 부재는 보통 용납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레임을 너무 꽉 채웠다가는 사용자들이 사용하기가 까다로워지니 필요한 일이었지요.
칸자키: 장면의 구성이 너무 빡빡하면 사용자가 이미지에 자동차를 마음대로 넣을 수가 없으니 키타바타케 씨께 사용자들의 폭넓은 표현을 위해 프레임을 살짝 느슨하게 잡아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α 유니버스 편집팀: 촬영에 풀프레임 미러리스 방식의 α 시리즈를 사용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스케이프 말고 다른 부분에서 α 카메라가 사용된 적은 없나요?
칸자키: PDI에서는 거의 전적으로 α7만 사용했습니다. 즉, CG를 만들기 위해 자동차의 세부적인 요소들을 촬영할 때 사용한 카메라가 α였고, 장소 스카우트를 할 때 사용한 카메라도 α였네요. 기본적으로 GT 시리즈의 제작에 필요한 모든 사진은 α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된 겁니다.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그 카메라를 사용했고, 그에 더해 GT 시리즈 제작의 더 많은 부분에서 α를 사용하기 위해 독자적인 보조 장비와 앱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가볍고 작은데다 해상도도 높아서 정말 좋은 카메라였지요. α는 높은 해상도를 제공하고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미러리스 방식 최초의 카메라라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자동차의 세부 요소를 예로 들자면, 해상도가 낮을 경우 사소한 것들까지 모두 확인할 수 없어서 그란 투리스모 속 세상의 현실적인 면모를 부각하는데 α 시리즈는 정말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CG와의 호환성도 α의 뛰어난 점이었고요! 풍부한 계조를 지닌 아름다운 풍경은 자동차를 더욱 돋보이게 해줬습니다!
α 유니버스 편집팀: 스케이프 촬영에 α를 사용해 보신 소감은 어떠셨나요?
키타바케: 제게 α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전에 사용했었던 그 어떤 카메라보다도 뛰어난 선명도를 보여줬다는 점이었습니다. 카메라에 장착된 4K HDR 모니터로 이미지를 확인했을 때는 정말 충격을 받았지요. 색상의 계조도 풍부하고 해상도도 환상적이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세상을 보는 것만 같았어요.
칸자키: 제작과 관련된 측면에서 제가 α의 가장 중요한 장점이라고 느꼈던 점은 바로 CG와의 호환성이었습니다. 해상도가 높아서 놀랄 정도로 선명한 가장자리를 자랑하고, 딱히 튀지 않는 중립적인 색조를 지니고 있어 CG에 사용하기 가장 좋은 카메라였습니다.
일례를 들자면 하단의 버려진 건물 사진을 꼽을 수 있겠네요. CG로 만들어진 자동차가 주변 환경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칸자키: 프랑스의 해안선에서 촬영한 다음의 역광 장면도 특출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이런 종류의 조명 상태로 찍으면 간혹 외곽선이 흐릿해지는 일도 있지만, α는 보시다시피 정말 선명하게 촬영되더군요.
키타바케: 전 그 때 당시까지만 해도 카탈로그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던지라 역광으로 사진을 촬영한 경험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작팀은 그런 종류의 장면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제는 그런 역광 하에서 촬영할 기회가 많이 있었지요. α는 역광 장면에서 정말 아름다운 플레어 효과를 나타내 줍니다. 게다가 제작팀이 자동차에 안개를 더해주는 효과를 추가해서 모든 요소들이 풍경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지요.
칸자키: 아무런 편집도 없이 이미지 속에 CG 자동차를 집어넣으면 이미지의 다른 부분과 따로 노는 일이 생기니 안개를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화이트 샌즈에서 촬영된 하단의 이미지에도 그와 비슷한 과정이 사용됐지요. 저희는 자동차와 풍경을 하나로 합칠 도구가 필요한 상황이 많을 거라 예상했기에 키타바타케 씨가 촬영한 이미지를 살펴본 다음, 그 이미지들에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려 노력했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그런 기능의 구현에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갔지만, 그로 인해 무한한 표현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서 한 번에 하나씩 조심스레 작업했습니다.
α 유니버스 편집팀: 촬영이 특히나 까다로웠던 장소가 있었나요?
키타바케: 노르웨이의 프레케스톨렌(설교 바위)이 여러 가지 이유로 문제가 많았습니다. 촬영지를 찾으며 돌아다닐 때 주요 장소로 염두에 뒀던 곳이라 전 맑은 날에 촬영을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근데 제가 방문했던 해가 지난 50년 간 가장 추웠던 여름이었고, 날씨가 안 좋아서 매일 구름만 잔뜩 낀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호텔에서 촬영지까지 가는데 산길을 따라서 2시간 동안 걸어야만 했지요. 하루는 호텔 주인이 저한테 다음 날은 일기예보가 괜찮다고 말을 해줘서 일찍 일어나 새벽 3시에 호텔 나섰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고, 일출 시간에 맞춰 도착하지 못했지요.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더라도 구름에 가려서 태양은 안 보였을 겁니다. 그 때 든 생각은 “내일 또 이런 짓을 해야 하다니!”였어요. 그런데 다음 날 다시 가보니까 100명 가까운 관광객들이 침낭에 들어가 절벽가에 몸을 눞히고 아침을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그런 광경을 볼 거라고는 꿈에도 예상 못했고, 솔직히 전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을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태양이 구름에서 빠져나오고 조명 조건이 개선되는 걸 보고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 다른 직원에게 제가 가져간 일본 과자를 건네 주면서 절벽 밑으로 내려가 침낭 속에 있는 사람들을 깨워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직원은 과자를 나눠주면서 이번 촬영을 위해 일본에서부터 날아왔으니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우선은 사람들을 전부 절벽의 오른편으로 이동시키고, 그 다음에는 절벽의 왼편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사진을 전부 촬영하는 데 한 몇 분 정도 걸렸고, 결국에는 양쪽에서 찍은 사진을 합쳐서 사람들이 없는 풍경을 만들어 냈어요.
칸자키: 스케이프 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자동차를 배치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는지를 염두에 뒀습니다. 하지만 세계 문화 유산과 같은 인기 관광지일 경우에는 사람이 없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관광객들에게 자리를 옮겨 달라고 부탁을 해야 할 때가 종종 있었지요. 사람만 있는 게 아닐 때도 있습니다. 가끔은 쓰레기를 치워야 할 때도 있었지요. 그 모든 것은 사진을 촬영하는 일의 일부였고,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자동차를 돋보이게 만드는 일의 일환이었습니다.
사진을 촬영할 때 조명이 정확하게 받도록 차를 회전시키고 배경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에 대해서도 염두에 둬야 했습니다.
α 유니버스 편집팀: 키타바타케 씨도 스케이프 모드를 즐기신다고 들었습니다. 멋진 자동차 사진을 찍는 팁이라도 있나요?
키타바케: 우선은 촬영하려는 화면의 모든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고, 최대한 차가 조명을 잘 받도록 자동차를 회전시키십시오. 차체에는 항상 하늘이나 땅과 같은 ‘반사상’이 맺혀있지만, 차를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특정 상황에 조명이 어떤 식으로 반응을 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니 우선은 자동차가 빛을 받을 수 있게 회전시켜야겠지요. 그 다음에는 차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고, 크기를 조절하며 배경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을 찾아 보십시오. 그 정도가 멋진 사진을 만들어 내는 데 좋은 팁이 될 것 같습니다.
거기서 뭔가를 더 더하고 싶다면, 패닝 샷을 시도해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셔텨 속도를 조절하면 배경의 흐름을 변화시킬 수 있고, 그럼 다양한 장면을 표현할 수 있지요. 그런 장면의 표현이 가능하다는 게 정말 놀랍습니다. 전 카탈로그 촬영을 하면서 패닝 샷을 촬영해 봤지만, 실제로 그러려면 카메라와 차의 움직임을 동기화시키는 데 리그라고 부르는 크레인 같은 거대 장비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스케이프에서는 현실이라면 수백만 엔이 필요한 사진도 쉽게 촬영할 수 있고, 그렇게 만들어진 사진도 정말 놀라울 정도의 품질을 자랑합니다. 그러니 재미있지 않을 수가 없지요.
스케이프는 현실적으로 실제 사진과 가장 근접한 촬영을 체험할 수 있는 환상적인 모드입니다. 너무나도 많은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저도 아직 모든 기능을 사용해 보지 못했을 정도인데다, 거의 무한한 표현이 가능한 모드입니다. 그러니 직접 카메라 설정을 조절해 보며,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해 보세요. 그리고 이 모드는 카메라에 대해 배우는 데에는 딱 알맞는 모드입니다.
α 유니버스 편집팀: 자신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훌륭한 기능이지요.
키타바케: 전 언젠가 전세계의 사용자들도 스케이프의 장소 사진을 촬영한 다음, 그걸 게임 내에서 공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자신이 멋진 장소 근처에 살고 있다면, 그저 날씨와 시간을 잘 봐뒀다가 밖으로 나가 사진을 촬영하기만 하면 될 테니까요. 그러니 미래에는 제작팀에서 촬영한 사진만 게임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사용자들이 업로드하고 공유한 사진도 게임에 등장하기를 바라며, 그런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이 구현된다면 스케이프를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즐길 수 있을 겁니다.
α 유니버스 편집팀: 그런 경우에는 스케이프의 개발이 좀 더 진행되어야 할 것 같네요.
칸자키: 미래에는 일반적인 사진과 같은 표현법에 더해 좀 더 스케이프에 특화된 표현법의 추가도 추구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풍부한 풍경이 포함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자동차 미디어와 잡지에서는 자동차를 가져다 놓을 수 있거나, 차를 몰고 들어갈 수 있는 곳에서만 촬영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케이프에서라면 그저 차를 놓을 공간만 필요할 뿐이니 장소를 만들거나, 멋진 표현법을 만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요. 전 앞으로도 자동차가 멋지게 보일 수 있는 장소를 찾아내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그 여정에는 α가 함께 하겠지요. GT 스포트의 장소 촬영에서는 α7R III를 사용해지만, 지금은 61메가픽셀의 α7R IV가 출시되지 않았던가요? 스케이프에서는 프레임을 맞추고 장면을 잘라내야 합니다. 그러니 더 높아진 픽셀 수는 자동차와 배경이 조화를 이루는 구성을 맞추는 데 더 많은 자유를 부여합니다. 저희가 그런 자유도의 부여에 성공한다면, 저 뿐만이 아닌 전세계의 GT 사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신형 카메라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으니 머지 않아 α7R IV를 들고 촬영을 시작하게 될 것 같네요. 마찬가지로 스케이프의 현재 진행 중인 진화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 드리겠습니다.